책 속의 책

외로움이 사는 곳```````````````````````````````````````````````````````````````최민자

투립 2014. 4. 8. 22:26

 

엊저녁, 욕실에서 비누칠을 하다가 우연찮게 그의 은신처를 알아냈다.

무심코 돌아 본 벽 거울 속, 뭉게구름 화창한 등판 한 가운데에

어스름한 그의 그림자가 보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만져지지 않는 견갑골 등성이 아래 후미진 골짜기,

허리를 구부려도 젖혀봐도 내 손이 닿지 않는 비탈진 벼랑 외진 그늘막에, 출구를 찾지 못한

한 마리 짐승처럼 그곳에 내 외로움이 산다.

나 아닌 타자만이, 오직 그대만이 어루만져 줄 수 있는 한 조각 쓸쓸한 가려움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