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빈집~~~기형도

투립 2015. 12. 10. 01:01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에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 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빕에 갇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