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화살나무~~~~~~~~~~~~~~~~박남준
투립
2016. 3. 8. 13:25
화살나무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들고 있는 것이다.
화살나무,
온 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박남준 (1957~~~~`
그리움은 불타는 화살처럼 과녁을 향해 날아간다.
그 힘이 너무 세서 제몸의 살을 낱낱이 찟을 정도다.
그리움은 과녁에 도달해서야 마침내 소멸된다.
그러나 온 몸이 화살이면서도 움직일 수 없는 그리움도 있다.
스스로를 불태워 연소 시키지만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는 그리움.
아무 곳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그리움은
그 결핍 때문에 점점 더 커진다.
타자를 너무 그리워함으로써 자신은 끝없이 외로워지는 질병.
그 누가 자원해서 이런 그리움을 가질까?
그러나 그리움은 의지와 무관하게 우리를 불쑥 방문한다.
/오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