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그래도에서 만나요

투립 2016. 8. 8. 15:07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때 되면 깊고 긴 어둠 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이라고 안재동 시인이 8월을 노래합니다.(안재동·시인, 1958-)


8월의 기염을 토하는 뜨거운 사랑을 그대로 품에 안을 수 있는 그 곳!

우리 '그래도'에 함께 가요.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그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미빛 체온
이글 이글 사랑의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등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김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