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전율!
'못 하겠다'는 생각/김호정/ 중앙일보
투립
2017. 5. 9. 23:20
어제 저녁 음악회에서 죤 케이지라는 미국 사람의
피아노 작품을 들었는데
멜로디는 전혀 없고
한참 만에 문득 생각난 듯이
건반 하나씩을 누르는 거였소.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는 것은 얼마 안되고
그나마 장구 치듯이 손바닥으로
피아노 뚜껑을 탁 치더니
다시 뚜껑을 덮고,
또 팔꿈치로 건반을 꽝 치더니
가끔 장난감의 호각을 불고
옆에 라디오를 설치해 놓고
라디오 소리를 내고.....
(독일 다름 슈타트 국제 음악제에 참가한 날의 소회)
"여기 모인 괴짜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고
신기한 것으로 앞장 서는 선수도 되기 싫다"고 썼다.
한국 궁중음악을 서양 오케스트라로 표현한 '예악'은
이렇게 해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