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책
아우라지/ 구효서
투립
2017. 10. 7. 20:11
그녀도 그랬겠지만
그 뒤로 18년 동안 나는 그녀를 까맣게 잊고 살았다.
기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은 이미 마른 수피처럼 검고 딱딱하게 죽어 있는 거여서
아무리 추억의 물에 담가도
생기 따위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나에게도 이미 아내와 두 아이와 무엇보다도
신고한 삶이 성큼 커져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