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책

가을이 왔습니다/장석주

투립 2018. 2. 3. 19:13



가을이다!

먹고 마시며 노래하는 기쁨을 미루지 않을테다.

낮엔 이깔나무와 갈참나무가 우거진 삼림욕장에서 보내고

밤에는 요절한 시인의 시집을 읽으리라.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 것을 분별하며,

쾌락과 고통들로 내면을 깊게 하리라.


그리움이라는 질병에 나를 방치한 것은 너였구나.

너였구나.

백치와 몽상가에게는 관대해지고 나에게는 엄격해질 것이다.

어떤 의혹과 확신이 깊어져도 괜찮다.

왜냐하면 가을이니까!


지금은 뿌린 자만이 거둘 시간이다.

밤이 다가오고 있다.

더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가난한 숲과 작은 개울을 위해 휘파람을 불어라!

진실한 연인과 이별하는 기쁨을 유예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