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부터 녹이고 있는
얼어붙은 호수의 중심에 그가 서 있다.
어떤 사랑은 제 안의 번개로
저의 길 금이 가도록 쩍쩍 밟는 것
마침내 산산 조각이 나더라도
빙판 위로 내디딘 발걸음 돌이킬 수 없다.
깨진 거울 조각조각 주워들고
이리 저리 꿰맞추어 보아도
거기 새겼던 모습 떠오르지 않아 더듬거리지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한때의 파문
어느새 중심을 녹여버렸나?
나는 한 순간도 저 얼음 호수에서
시선 비끼지 않았는데
가장자리 부터 녹고 있는 그러나 아직 얼어 붙은 호수 중심에 한 사람이 서 있다.
위태롭다.
이미 주변이 녹기 시작한 쩍쩍 금이 가는 얼음장 위를 밟고 간 사람이다.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빙판 위로 내디딘 발걸음을 돌이킬 수없는 것은 제 안의
번개 같은 사랑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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