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책 512

무진기행/ 김승옥

무진은 관념 속에만 있고 실제로는 없는 아늑한 장소다. 무진에는 이렇다할 명산물이 없으나 무진의 명산 물은 안개다. 주인공은 힘겨운 청년시절을 보냈으나 아내를 만나 인생이 바뀌었고 무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 33살에 그는 무진으로 일주일 동안 휴가를 떠난다. 무진은 타인을 모두 속물이라고 생각하는 특색이 있다. 타인이 하는 모든 행동은 무위와 가벼운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진에 특징이다. 유치한 성공 과시를 하는 친구의 모습을 통해 모든 인간의 모습을 본다. 무진에서 만난 하인숙은 이유 없는 두근거림을 주었고 사랑을 느꼈으나 주주총회에 참석하라는 아내의 전보를 받고 상경한다. 이제 곧 전무가 된다. ​ 안개를. 유행가를, 배반을, 무책임을, 미쳐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긍정 하기로..

책 속의 책 2021.12.16

자밀.남명희

목구멍으로 걸터들였다./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휘몰아 들이다.p17 ​ 는개/ 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 보다는 조금 가는 비.p19 ​ 고섶/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맨 앞 쪽/p102 카페의 위치는 이름처럼 집에서 바로 고섶에 있었다. ​ 벋댜리/p105 벋다리로 걸었다. ​ 그녀의 발은 이제 한갓 곡두일 뿐이었다.p110 곡두/눈 앞에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또는 꼭두각시. ​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가는 길에 모스크바에도 들러 블라디미르의 성모 원본 사진을 찍어오라는 것이었다./113 ​ 그녀는 여러번 똑같은 말을 되뇌며 새로운 사랑을 생각한다.미래에 만날 더 외롭고 더 아프고 더 슬픈 그 누군가와의 사랑을 말이다. 길게 숨을 들이마신다. 가슴 가득 향긋한 자귀나무꽃 향내가 고인다..

책 속의 책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