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애인의 왼쪽 엉덩이에 나 있는
푸른 점 하나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오래 전 내가 당신이었을 때
이 푸른 반점은 내 왼쪽 가슴 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구 과학 시간 칠판에 점 하나 쾅, 찍은 선생님이
이것이 우리 은하계다! 하시던 날
솟증이 솟아, 종일토록 꽃밭을 헤매던 기억이 납니다.
한 세계 품고 이곳 까지 건너온 고단한 당신,
당신의 푸른 점 속에 내가 걸어들어갑니다.
푸른 점 속에 까마득한 시간을 날아
다시 하나의 푸른 별을 찾아 낸
내 심장이 만년설 위에 얹힙니다.
들어오세요. 당신.
광대하고도 겨자씨 같은
당신이 내 속으로 들어올 때 나, 시시로 사나워 지는 것은
불 붙은 뼈가 물소리를 내며
자꾸만 몸 밖으로 흘러나오려하는 것은
푸른 별 깍아지른 벼랑 끝에서
당신과 내가 풀씨 하나로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려운 순간마다~~~~~~~~~~~~~~~~박노해 (0) | 2013.12.19 |
---|---|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박정대 (0) | 2013.12.17 |
당신의 사랑은 (0) | 2013.11.06 |
추모합니다```````````````````````````````````````````````````````````````이 성미 (0) | 2013.10.27 |
한 꽃송이 (0) | 2013.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