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의 고대 사회에서 중세 사회로 넘어가는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기독교이다.
중세 이전의 사람들은 다양한 고대 그리스, 로마 신들을 섬기며 살아왔지만
서양에 기독교가 등장하고 세력이 강해지면서 유일신 사상이 널리 퍼져나가
그것이 이세상의 진리가 되었다.
그래서 기독교에 반하는 것은 배척 되었다.
때문에 고대 그리스 로마 신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특히 사랑과 미,
풍요의 여신 비너스는 나체와 성욕을 죄악시하고 금욕을 강조하던
중세 기독교 사회에 이단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연가가 절정으로 치달았던 시기가 바로 중세 사회였다.
그 당시 수많은 전쟁으로 기사들이 전쟁터로 떠났고, 그로 인해 남겨진
그들의 부인(귀족 등의 상류 계급)들에게
많은 연가 가수들은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며 위로했다.
그리고 그 답례로 부인들의 소중한 사랑의 징표의 물건을 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연가는 귀족, 궁정의 예술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연가 가수들은 스스로 스토리를 구성하여 그에 맞게 곡을 입히고
노래를 부름으로써 자신의 작품을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문학적 재능과 음악적 재능을 고루 갖추어야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세 사회의 연가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고급한 연가와 저급한 연가가 바로 그것이다.
그 당시는 앞서 말 한대로 기독교 사회였기 때문에 상류층 부인들에게는
순결하고 정신적 사랑을 노래하는 고귀한 연가를 ,
서민층의 여성들에게는 성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저급한 사랑을 노래하는 상반된 모습을 띠게 되었다.
중세의 기독교적 사랑의 가치는 고대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열정적이고 뜨거운 감각적인 사랑 노래는
용서할 수 없는 배척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탄호이저는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사랑을 노래 했던 연가 가수다.
그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동굴에서 그 녀와 사랑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계속되는 행복한 삶에 실증을 느끼고
그는 그곳을 떠나고 싶어진다.
여신인 비너스와의 삶은 인간인 탄호이저가 쉽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지만, 그러한 삶을 포기하고
그를 막아서는 비너스를 떠난다.
그는 진정한 사랑은 마리아로 부터 나온다고 하였다.
이에 분노한 비너스는 그가 자신을 떠나지만 그가 원하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예언했다.
이렇게 탄호이저의 방황은 시작된다.
그는 다시 지상세계로 돌아가 그의 동료를 만나고
사랑하는 에리쟈베스와 재회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 녀는 순결한 처녀로 정신적인 사랑만을 나눌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는 '사랑'을 주제로한 노래 대회에 참가하여
다른 연가 가수들과 달리 이미 비너스와 육체적 사랑을 경험한
탄호이저는 솔직하게 비너스를 찬미하며 성적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며
노래했다. 그는 다시 비너스의 동굴이 그리워진 것이다.
이렇게 계속 갈팡질팡하는 탄호이저는 속죄를 하기 위해
순례의 길에 오르지만 교황으로 부터 절대 구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저주를 받아 좌절하며 또 다시 비너스에게 가려고 마음 먹었으나,
그는 엘리자베스와의 사랑을 원했다.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절실한 기도에 의해
신은 기적적으로 그를 구원해 준다
마음 속 수많은 욕망으로 쉽게 흔들리는 인간은 언제나 방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탄호이저는 비너스로 부터는 육체적인 사랑만을,
엘리자베스로 부터는 정신적인 사랑만을 이룰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한 쪽의 사랑에 계속해서 머물 수 없었다.
언제나 갈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황과 좌절, 고난으로 내몰린 인간은 끝내 고결한 정신적 사랑을
추구하면서 이전의 비너스와 함께한 죄를 용서하게 된다.
교황이라는 교회의 최고 권위자까지 절대 용서 받지 못할 죄로
여겼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육체적 사랑의 울타리 안에서
정신적 사랑을 추구하여 그 둘이 합일이 되어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에 신은 그를 구원하게 되었다.
바그너 역시 육체적 사랑을 원했지만 그 욕망을 이성으로 절제하며
정신적 사랑을 추구했던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 두가지의 사랑이 동시에 이루어졌을 때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극단적으로이성과 감정으로 나누어져 있는 사랑은
완전하지 않다.
이성적이고 고결한 사랑을 위로 둔 감성적 사랑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