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초지를 찾을 수 없어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
바닥을 놓으니 땅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다.
기둥을 세우니 풍경이 상처를 입는다.
지붕을 만드니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없어서
낮에는 갈 곳이 없었고 밤에는 무엇엔가 쫓겼어.
내가 지상에서 바라는 것 하나
우루무치형 편도 티켓 하나.
/ 유경희
질 들뢰즈에 의하면 진리는 늘 생성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구축(構築)의 감옥을 거부한다.
그것은 유목민처럼 끝없이 탈주한다.
집을 짓는 정주(定住)의 삶은 역설적이게도
땅의 노래를 들을 수 없게 하고"풍경"에 상처를 입히며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한다.
시인이 지상에서 바라는 유일한 것은 "우루무치 행
편도 티켓 하나"이다.
그는 정주를 거부하며 고원에서 고원으로 이어지는
탈 영토화의 삶을 꿈꾸고 있다.
/오민석
'시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나무에 기대어~~~~~~~~~~~김화정 (0) | 2016.05.29 |
---|---|
유안진 '숙맥노트'에서 (0) | 2016.05.25 |
아이야~~~~~~~~~~`박노해 (0) | 2016.05.03 |
믿음의 얼굴을 본다~~~~~~~~~박노해 (0) | 2016.04.20 |
거미~~~~~~~~~``김수영(1921~68) (0) | 2016.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