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고 미스즈 시집

투립 2014. 3. 3. 22:42

      

 

우리집 달리아 핀 날에

주막집 검둥이는 죽었습니다.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화를 내는 아주머니가

 흑흑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냥 학교에서 그 일을

 재미있듯 얘기하고

 

문득 쓸쓸한 맘 들었습니다.

 

 

 나팔꽃 덩굴

 

담이 가로막아

나팔꽃은

어디에 매달릴까

찾고 있다.

서쪽도 동쪽도

모두 둘러보고

찾다 지쳐서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해님이 그리워서

오늘도 한치

더 자란다.

자라라, 나팔꽃

바로 앞에

헛간 처마 긑

이제야 닿겠다.

 

박꽃

 

하늘의 별이

박꽃에게

"쓸쓸하지 않니?"

하고 물었습니다.

 

우유빛 박꽃은

"쓸쓸하지 않아"

하고 말햇습니다.

 

하늘의 별은

그 뿐

새초롬히 반짝반짝

반짝입니다.

 

쓸쓸해진 박꽃은

점점 아래를

보았습니다.

            가네고미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