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우리집 달리아 핀 날에
주막집 검둥이는 죽었습니다.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화를 내는 아주머니가
흑흑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냥 학교에서 그 일을
재미있듯 얘기하고
문득 쓸쓸한 맘 들었습니다.
나팔꽃 덩굴
담이 가로막아
나팔꽃은
어디에 매달릴까
찾고 있다.
서쪽도 동쪽도
모두 둘러보고
찾다 지쳐서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해님이 그리워서
오늘도 한치
더 자란다.
자라라, 나팔꽃
바로 앞에
헛간 처마 긑
이제야 닿겠다.
박꽃
하늘의 별이
박꽃에게
"쓸쓸하지 않니?"
하고 물었습니다.
우유빛 박꽃은
"쓸쓸하지 않아"
하고 말햇습니다.
하늘의 별은
그 뿐
새초롬히 반짝반짝
반짝입니다.
쓸쓸해진 박꽃은
점점 아래를
보았습니다.
가네고미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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