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투립 2014. 7. 6. 23:47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 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