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는 종이었다(역마살의 종)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억매임)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역마)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세상이 낯설어서 부끄럽다)
어떤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던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지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별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냔 헐떡거리며나는 왔다.(암캐를 찾을 때의 모습)
'시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두환 탄생56회 축시~~~~~~~서정주 (0) | 2015.12.13 |
---|---|
화사~~~~~~서정주 (0) | 2015.12.13 |
빈집~~~기형도 (0) | 2015.12.10 |
나의 슬픈 방에서 (0) | 2015.12.10 |
보름달~~~~~송익필 (0) | 2015.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