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책

리퀴드러브/지그문드 바우만/김응교

투립 2017. 6. 16. 16:03





짧은 아포리즘이나 에세이가 마구 흐르는 글이었다.

이 책 제목의 한 부분인 '리퀴드' 곧 흐르는 액체를 더듬는 기분이었다.

현실을 뛰어넘어 어떤 본질에 다가가는 시도는 아닐까?


자본주의와  인스턴트 사랑, 단 한 번뿐인 사랑

사회 자체가 리퀴드 상태다.

바우만의 이론과 저서의 핵심은 리퀴드, 곧 유동성이다.

현대 사회의 특성을 흐르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는 '액체근대'라는 개념을 창안한다.


자본과 노동에 의해 견고하게 매여있던 세상은 사라졌다.

사람들은 얽매어 있지 않으려고 하고 끊임없이 흐르려 한다.

이 책은 유동성에서 출발한다.


단순하게 묶이려고 하고 여건이 바뀌면 바로 다시 풀어버릴 수 있도록.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이다.


사랑은 자본주의 시장의 상품 처럼 변해버렸다.

새로 구입한 신형핸드폰 처럼 사랑할 파트너를 선택하고,

슬모 없어 버릴 구형 핸드폰 처럼 이제는 헤어잘 파트너를 폐기물로 버리는 현실이다.


바우만이 보기에 현대인들은

관계라는 요어 대신 연결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한다.

SNS의 연결처럼 마음에 안들면 끊어버리면 그만이다.


장기간에 걸친 헌신이나 장기간 사귀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워 진다.


<리퀴드 러브>에서는 한 문장이 세계의 고뇌를 압축하는 특유의 아포리즘이,

익숙한 문제를 잠시 낯설게 매혹시키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은 평이하다.

                           

 김응교/ 한국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