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상가에서/ 이회중(1960~

투립 2018. 1. 1. 22:54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오래오래 살아서

내가 그들 곁에 있다는 사실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고

그보다 더 오래오래 살아서

지긋지긋한 일이 될 때까지

견뎌야 한다.

그러고도 더 오래오래 살아서

내개도 그들이 지긋지긋한 존재가 될 때까지

더 견뎌야 한다.

그래야 순순히 작별할 수 있다.


유족과 조객들이

영안실에서 밤새 웃고 떠들고 논다.

고인도 그 사이에 언뜻언뜻 보인다.


                                   / 이회중                                                                     



                                                                       생시의 어느 즐겁던 날 같다. 호상이다/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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