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예찬? 그건 사기다
책을 덮으면서 청춘의 그 막연한 불안감, 불확실성, 방황, 2차 성징으로 인한 두려움과 부끄러움,
미숙한 사랑등 그 시절의 고뇌가 비오는 날 습기 처럼 나를 에워싸는 느낌이다.
☞책 속으로
▶그 무렵 내가 읽은 책들 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지.
학교는 아이들의 개성을 사회적으로 거세하는 임무를 위하여 세상에 나타났다.
관습이나 기호는 법이나 제도로서 억압적으로 굳어진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들로 부터 인간이 놓여 날 수 있게 되면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스스로의 삶을 창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관습이나 기호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승시켜나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학교다. 뭐 소년원이나 학교나 보호소나 피차 마차 역마차라는 거지.◀p83
▶내 인생의 대부분이 이런 충족된 시간들이 아니라 제도를 재 생산하는 규율의 시간 속에서 영향 받고 형성된다는 것에 저는 놀랐습니다.◀p88
▶저는 학교를 그만 두겠다고 결심하고는 두려움에 몸이 떨리기도 하지만 미지의 자유에 대하여 벅찬 기대를 갖기도 합니다.◀p90
▶형식에 반듯하고 공들인 두보보다는 호방하고 자유로운 이백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며, 특히 부부간의
예절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들은 동갑내기인데도 서로 존칭을 썼다는데, 마당이나 별채를 건너는 낭하에서
부딪치면 밤 새 함께 자고 일어 났는데도 마주 웃으며 인사한다. 안녕, 어디 가요? 저 뒤뜰에요. 내가 그리운 것은 저런 애틋함이다◀p243
▶그에게는 산다는 게 두렵거나 고생스러운 것도 아니고 저 하늘을 날아가는 멧새처럼 자유롭다.
이른 봄에는 바닷가 간척 공사장을 찾아가 일하다가, 오월에 보리가 팰 무렵이면 시골 마을로 들어가 보리 베기를 도우며 밥 얻어 먹고, 여름에는 해수욕장이나 산간에 가서 일거리를 찾고, 늦여름부터 동해안에 가서 어선을 탄다.속초에서 오징어떼를 타고 남하 하다가 울산까지 내려오면 가을이
깊어진다.이제는 다시 농촌으로 들어가 가을 추수를 거든다. 황금 들판에서 들밥에 막걸리 마시고 논두렁에 누워 곤한 낮잠을 한 숨 때리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단다.
그리곤 겨울엔 다시 도시로 돌아온다.쪽방을 한 칸 얻고 거리의 모퉁이나 버스 종점이나 동네 시장 어귀에 자리를 잡아 드럼통과 손수레를 세 내어 군고구마 장사로 나선다. 아니면 돈 좀 더 보태어 포장마차를 하든지.그것도 아니면 이번처럼 괜찮은 도시 공사판을 만나면 함바에서 겨울을 난다.
살아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그는 늘 말했다. 사람은 씨팔......오늘을 사는거야
거기 씨팔은 왜 붙여요? 내가 물으면 그는 한바탕 웃으며 말했다.
신나니까......... 그냥 말하면 맹숭맹숭하잖아.◀p257
▶며칠 지나면 다 그렁그렁 좋은 사람들이지.생각해봐라. 제 힘으로 일해서 먹고 살겠다는 사람들인데 아주 나쁜 놈들이 있겠냐구. 나쁜 놈들이야 저 서울 번듯한 빌딩들 속에 다 있지.◀p267
▶비어 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 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p270
★개밥바라기★: 사람들이 저녁 밥 다 먹고 난 뒤 개가 밥 주기를 기다릴 때 쯤 뜬다고해서
이름 붙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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